장성 백암산 단풍 산행 : 백양사 – 약사암 – 백학봉 – 상왕봉 – 백양사 코스
광주에서 가까운 장성,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있는 741m의 백암산이 있는데 백양사라는 유명한 사찰을 끼고 있다. 주차장에서 백양사까지 걸어가는 길에도 갈참나무 등의 수령이 오래된 단풍나무들이 각자 제 색깔을 뽐내느라 바쁜곳으로 단풍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2014년 11월 11일에 계획된 산행이라, 일주일정도 단풍철이 조금 지나버린 것이 아쉬웠지만 남아있는 정취와 풍경만으로도 단풍하면 왜 내장산 이라는 공식이 있는지 쉽게 알수 있었다.
사진을 눌러서 큰사이즈로 감상하시면 좀더 좋습니다.
날씨도 좋고 주차장에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기대감이 피어난다.
주차장에서 가까운 정읍식당에서 일단 점심을 먹었다. 약 4시간 30분쯤 걸릴 산행이기 때문에 든든히 먹어두는게 좋겠다. 이곳 식사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곳은 나중에 따로 소개하기로 하자.
끊임없이 차가 왕래하고 백양사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사찰에서 문화재관람료던가를 징수하던데, 국립공원입장료도 없는 마당에 사찰에서 일괄적인 입장료를 받는 것은 무슨 행태인지 모르겠다. 입장료를 입장료 대로 불전함은 또 불전함대로 곳곳에 -_-;;;;
입구쪽에서 팝송을 부르시면서 기금모금을 하시던 스님이 계셨는데 거기도 5,000원을 넣었고, 약사암에 올랐을때도 불전함에 10,000원을 넣었으니 문화재관람료까지 하면 20,000원 정도를 낸건가 ?! 자발적으로 불전함에 시주도 하고 부처님께 절도하고 하긴 했지만 문화재 관람료 징수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단풍이 핀 길을 걷는 순간 아무생각도 없다. 장관이라 입이 떡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 질수밖에… 수령이 오랜 굵은 나무들의 주는 웅장함과 색색을 뽐내며 서있는 각종 단풍나무들이 내 눈을 어지럽힌다.
여기도 포토존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붐벼서 뭔가를 찍기가 상당히 어렵다 T-T;
백양사에 다다르면 보이는 쌍계루… 그 정취와 멋이 대단하다. 이곳 역시 사람들이 붐벼서 사진찍기가 상당히 어려운곳인데, 오늘 목적은 산행이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나친다.
백양사를 지나 약사암 입구로 가는 길에 보이는 백학봉의 위엄. 한라산 영실코스를 보는 듯한 고바위 모습에 산행초짜는 벌써부터 기가 꺽인다.
약사암 방향으로 길을 잡고 오르는데 이곳을 지나고부터 사진이 없는 이유는 힘들어서 배낭에 넣어버렸다.
먼저 도착한 분들이 쉬는 사이 약사암에 도착. 약사암에서 보이는 백양사의 모습이다. 불당에 들어가서 절을하고 나왔더니 출발준비…약사암을 찍을 시간도 없다. T-T;
약사암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보이는 절벽에 지어놓은 정자. 이곳을 영천굴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 약수가 흐르며 그맛이 꿀맛이다. 목을 축이고 나오니 다시 출발!!!
계단이라 오르기 편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사가 심해서 조금 올라도 체력이 달리고 숨을 몰아쉰다. 앞서간 이들은 벌써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부지런히 쫓아가 본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보이질 않는 계단. 반대편 코스로 산행하시는 분들이 거의다 왔다면서 힘을 주시지만 오르고 보면 또다시 보이는 계단에 좌절한다.
줄을 잡고 오르다가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났다. 중간에 어정쩡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올라와보니 바람이 시원하다. 경사도 완만해지고 이제 좀 살것 같다.
드디어 백학봉 정상에 도착 ! 한 2-3분 쉬자 다시 일행이 출발한다. 체력이 약한 탓에 정상의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었다.
상왕봉 방향으로 출발…능선을 따라 걷는데 떨어져버린 단풍의 정취가 아쉬운데, 또 앙상한 나무의 모습이 그 모습대로 또다른 운치가 있어 아름답다.
상왕봉에 근처에서 찍은 소나무. 바람에 순응하고 서있는 소나무의 자태가 멋드러진다.
정신없이 내리막을 걷다보니 무릎에 조금 아프긴 했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내가 지나온 능선들이 보인다. 그리고 어두운 나무그늘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의 감흥이 상쾌함을 던져준다.
거의다 내려와서 시멘트길로 다시 약사암 입구로 내려간다. 이 길이 생각보다 꽤 길고 내리막 경사가 심해서 길이 꾸며져 있다고 쉬운 코스라고 말할수는 없었다. 그리고 하천을 중심으로 뻗어있는 나무들이 주는 풍경 또한 멋지다.
다시 백양사 입구쪽에 도착하니 산행시간 4시간 30분이 딱 걸렸다. 거의 쉴 시간 없이 정신없이 걷다가 왔지만 마음이 상쾌해진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고 다시 산을 찾게 되는 것인가보다.
조금씩 어둑해지는 쌍계루를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황사인지 헤이즈 때문인지 시야가 흐렸던 것이 오늘 산행의 유일한 아쉬움이다. 약 5km 정도 되는 거리지만 백학봉을 오르는 코스만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나 같은 초보자들은 30분 이상 시간을 더 여유있게 잡는 것이 좋겠다. 다음에는 꼭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다시 오르고 싶다. 많은 산악동호회와 팀들이 돌맹이로 눌러놓은 A4 용지들이 너무 많아 쓰레기나 마찬가지였던 것도 조금 아쉬운 점이었다. 그나마 오늘 산행에서 정상근처에서 술마시고 소리쳐 노래부르는 팀을 만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힘든 경사도의 코스지만, 단풍철이나 겨울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