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항의 비양도 일몰
삶이 고단하고 힘들었다. 그냥 피하고 싶은 삶이었고, 고되다고만 생각했다. 머리는 어지럽고 마음은 잡히질 않아 챙겨나온 카메라를 들고 협재해수욕장으로 무작정 향하였다.
바다를 향해 해는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었고, 협재에 도착했을즈음 태양은 비양도를 지나치려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 입사각을 살펴보니 한화각안에 들어오질 않아서 다시 차를 돌려 한림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림항 입구에서 약 40분 가량의 촬영을 했다.
매립으로 인해 내가 알던 고향 한림 앞바다와는 너무 달라졌지만, 비양도를 통해 관통하는 일몰의 아름다움은 마치 내 초등학교 4학년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매립되어 호수처럼 고여진 한쪽 귀퉁이엔 철새들도 찾아들고…
하루의 고단함을 쉬기위해 자기 자리를 찾는 바다새들 또한 삶은 힘든것 같다. 모든 생명은 그 생명을 다할때까지 아마도 매일매일 고단한 삶을 지탱하고 있을것이다. 단지, 차이는 그걸 받아들이느냐 혹은 도망치느냐 !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이 긴 밤이 가고 나면 또다시 내일은 새로운 희망의 태양이 뜰것이다. 나 또한 오늘 얻은 용기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사진을 찍다가 삶의 용기를 얻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