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심으로의 여행 – 팬 (Pan 2015)
하마터면 2015년에 이영화를 못보고 지나칠뻔 했다. 지루하고 지친 일상에 개봉일을 잊어먹고 한참 후에야 봤던 영화 팬. 우리들이 흔하게 알고 있는 피터팬 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피터팬의 기원을 찾아가는 프리퀄(prequel) 영화라고 해야할까 ?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화려하게 다가오는 네버랜드의 환상이 우리의 호기심과 여행심, 그리고 어릴적 동화속으로 빠져들었던 동심의 향수를 깊게 자극한다.
많은 이들은 이 영화에서 해리포터를 연상하는 듯 하지만 나는 스타더스트(2007)를 떠올렸다. 날으는 배에 대한 표현과 구름위의 몽환, 환상과 판타지를 함께 논한다면 세계관이나 많은 부분들이 독자적인 마법사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해리포터 보다는 스타더스트가 더 유사성이 많지 않은가 싶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나 퀄리티 오락성은 2007년작 스타더스트 보다도 팬이 더 낫다.
판타지나 오락영화의 경우 영화수준이 올라가면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어느 연령대의 관객에 눈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영화는 그 깊이가 달라지는 듯 하다. 일전에 초등학교 1학년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 도토로 같은 명작보다 아이스에이지처럼 오히려 자신들의 연령대에서 보기 좋은 영화를 고르는 경향이 농후했다. 중고생 이상의 경우는 아이스에이지를 보면서 순수하게 웃으며 떠들석하게 영화를 즐길수 없을텐데…
아역이지만 영화의 주연으로 활약한 리바이밀러의 연기력도 눈에 띌 정도다. 이전과 다른 연기력을 보여주는 휴잭맨의 검은수염 역할도 탁월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팬과 검은수염의 활약에 눈을 뗄수가 없게 만든다.
물론 조금 더 네버랜드의 넓은 환상을 보여주었으면 했지만, 스토리를 끌어가기 위한 장치들과 원래 피터팬과의 연계성을 위해서인지 네버랜드의 환상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설명하는 듯한 영상이 더 많았던 점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판타지를 좋아하는 내게 2015년을 마무리할 영화로 팬은 좋은 기억을 남겨주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낮은 연령대에겐 좀 버거울수 있지만 하늘을 날고 구름위에 머무르는 몽환적 환상과 동화의 세계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지도 모른다. 전체관람가이니 아이들과 함께 즐길수 있으면 더욱 좋은 영화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