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달인 39권 하천을 말하다.
오늘 소개할 책은 만화책이다. 카리야 테츠 원작에 작화는 하나사키 아키라가 맡고 있다. 음식의 근본을 찾아 가려하는 이 만화는 1983년 첫 연재를 시작해서 지금 단행본만으로 110권까지 발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단행본이 110권인 단일작품이라는 점도 놀랍지만, 음식을 통해 동남아시아권 전체의 문화를 돌아보기도 하고, 쌀이나 각종 농수산물을 통해 미국과의 경제관계를 풀어보기도 하며, 문화, 정치, 경제에 관해 폭 넓은 읽을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보다 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미스터 초밥왕”이 맛의 달인에 나온 많은 내용을 차용해서 그려졌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폭 넓은 문화전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작가도 충분한 사전조사와 자료조사를 통하고는 있겠지만, 전문적 검수과정은 거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나름의 주관적 관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몇몇 부분에서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기반이 떨어지는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만화는 만화의 특성과 음식을 중심으로한 방대한 문화지식을 충분히 펼쳐놓고 있기 때문에 역작중의 역작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다. 사소한 결함이나 그의 국가적 배경을 기반으로 하는 부분 때문에 이 만화의 가치를 훼손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야기가 많이 빠져나갔는데, 오늘 이야기 할 내용은 맛의 달인 39권에 나온 내용이다. 국내 단행본 발매일이 2003년 4월이다. 일본내 단행본은 더 빠른 연도 였을 것이고, 연재물은 더 빨랐을것이기 때문에 1년이상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일본의 한 만화가가 그 시점에 하천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들을 만화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 것은 나에게 조금 충격적 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하에서 사업했던 4대강 사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고향 제주도에도 많은 하천들이 있었는데, 어릴적에만 해도 수량이 꽤 되던 그 하천들이 지금은 전부다 건천들이 되었고, 그 건천들 마저 홍수때 역류나 피해가 많다며 하천 정비사업으로 아름답던 하천 바닥을 긇어내고 사람들 보기 좋은 모습으로만 말끔하게 바꿔놓았다.
하천에서 멱을 감거나 물고기를 잡거나 민물털게를 보았던 마지막 기억이 내 국민학교 5학년 시절(1983년)이었으니, 앞으로 다시 그렇게 되려면 언제가 될지 모를 일이다.
사람이 편하자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발전과 자연의 현명한 조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고민거리이자 기본 명제중의 하나 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이루어진 사업들은 그저 내가 보기에는 토목, 건축업자를 배불려주는 후진국형 개발산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특히나 인구수가 적고 땅덩이가 적어 불경기만 일어나면 토목과 건축으로 붐을 일으키던 대한민국에서 다른 대안들은 거의 없었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역시 한국과 똑같은 과정을 겪었을 것이고, 그 과정들에서 많은 교훈을 남겨두고 있을 것이다. 그런 교훈과 단점들을 사전에 미리 조사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들이 검수하여, 정말 올바른 미래를 대비하고 개척하는 것이 좀더 바른 일이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운영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4대강에 대한 비판보다다 더 시급한 일은 지금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하천에 대한 제방이나 게이트들을 해체하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보완을 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지 이런 문제들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 일을 위해서 어떤 과정들을 거쳐야 할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
국가사업들이 관료들을 위한 치수성 사업, 업자들을 위한 돈벌이 우선주의 이런 몇몇 힘있는 부류들의 자존심과 돈벌이를 위해서 전락하지 않고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고 감시하면서 이런 고민을 좀더 많은 사람이 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좀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변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외에도 쌀문제나 포스트하비스트 같은 운송시에 뿌려지는 농약에 대한 관점이 잘 드러난 부분도 일본과 식문화가 쌀을 중심으로 이루는 대한민국에서는 극심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로 나중에 다시 몇번 더 맛의 달인을 언급하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