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제비오름 – 샘을 품은 말굽형 오름
이름도 독특한 우진제비오름은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치가 높은 거문오름에서 가까우면서 우진샘이라는 샘을 품고 있는 말굽형 오름이다. 정상에 올라보면 조망권이 아주 뛰어난 오름은 아니지만 조용한 산책, 도시를 벗어난 여유, 사람들이 없는 오름을 찾고 싶다면 우진제비오름이 제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선인동 남쪽에 위치한 측화산이다(고도:412m). 북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지닌 화산체이다. 사면에는 삼나무로 조림되어 있고 화구 안쪽에는 자연림이 형성되어 있다. 화구 안쪽에 우진샘이라는 용천수가 있다.
『제주삼읍도총지도』에 ‘우진악(牛眞岳)’, 『제주삼읍전도』, 「제주지도」에 ‘우진저악(牛眞貯岳)’, 『제주군읍지』의 「제주지도」에 ‘우진접(牛眞接)’이라 기재했다. 『조선지지자료』에 ‘우진저비악(雨陣低飛岳)’, 『조선지형도』에 ‘우전연(又田燕)’ 등으로 표기했다. 오름의 형상이 날아가는 제비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확실치 않다. 산세가 천월장군이 태어날 곳이라 하고, 우진샘은 장군이 칼을 차고 사열하는 터라 전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진제비오름 [Ujinjebioreum] (한국지명유래집 전라 · 제주편 지명, 2010. 12., 국토지리정보원)
우진제비오름은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중형세단이라면 과감히 포기하자. SUV 혹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나 소형차라면 크게 문제없이 들어갈수 있긴 하다. SUV라도 차량 외관이 가시나무 등에 긁혀서 기스가 나는게 싫은 분들도 차를 포기하고 이동하는 것이 낫다.
1번 코스가 추천 코스이다. 특히 세단 차량을 가지고 이동하시는 분들은 선녀와 나뭇꾼 주차장이나 캐릭월드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이동이 가능하다. 입구까지 크게 멀지 않으니 차를 세우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2번 코스는 일반적인 GPS나 네비게이션이 가르켜주는 길인데, 저곳으로 이동하면 정말 고생한다. 딱 차한대만 지나다닐 길을 지나야 하는데 풀이 많이 자란 계절에도 문제이고, 모든 구간이 포장도로가 아니라 도로의 요철이 꽤 있어서 차 하부가 긁힐 위험도 농후하다. 3번 코스는 다른 많은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스이다. 선흘2리 보건진료소나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장 뒤쪽 길을 이용하면 된다.
우진제비오름 산책로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과 주의문들… 앞에는 차량 3-4대가 세울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 산책로의 시작은 참 운치있는 이끼 낀 돌계단으로 시작합니다. 삼나무 군락과 잘 어울어지는 소박한 경치와 새소리가 멋드러집니다. 사진을 찍는 사이 줄리가 저를 앞질러 걷는군요.
숨이 할딱 댈때쯤 우진샘 갈래길이 나타납니다. 좌측 우진샘으로 먼저 가보기로 하고 고고씽~!
꽤 운치가 있습니다. 나무의자도 있어서 조금 앉아 쉬어가기도 좋겠네요.
조금 더 다가가보니 물을 마실수 있는 곳이 있군요. 어릴적엔 이런 물도 벌컥벌컥 마셨는데;;;;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샘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개구리 알과 도룡뇽 알이 있더군요. 처음 도착할때 샘에만 신경쓰다 보니 몰랐는데 샘뒤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네요. 말굽형 오름이기때문에 아마도 방금 갈래길과 저곳이 하나로 이어지는 길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좀더 경사면이 적은 우진샘쪽 산책로로 오르기로 했습니다.
산책로 한가득 피어난 봄 야생초가 따뜻한 햇살과 함께 행복한 기운을 뿜어냅니다.
아무래도 제주시내 보다 높은 지역이다 보니 3월 중순이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도 나뭇가지들은 새순도 못 틔우고 가지만 앙상합니다.
말없이 걷기만 하게 될 무렵 눈앞에 나타난 정상 전망대.
날씨나 기온은 괜찮은데 미세먼지로 인해서 시야가 박무가 낀것과 같은 상황이네요. 아주 좋은 조망을 구경할순 없더라도 가시거리만 좋아도 훨씬 좋은 풍경들을 감상할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조금만 더 가면 이제 다시 우진샘과 만날수 있게 됩니다.
생각보다 접근성도 불편하고, 트래킹 총길이도 짧은편인데다가 조망도 아주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꽤 독특한 오름의 생태와 독자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오름이라 한번쯤은 꼭 들려볼만한 오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름 트래킹을 하는 동안 딱 한팀과 조우 했을정도로 조용한 오름이기도 하죠. 그래도 가시거리가 좋은날 다시 한번 들려봐야겠네요. 가을쯤에 다시 한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