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 , 2017) – 괴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2005년 피터잭슨이 연출했던 킹콩은 1933년작 킹콩 영화의 원작 리메이크라고 볼수 있는데 현대적인 감각으로 킹콩을 실사화 하여 전문가나 관객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킹콩은 원래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에 기반을 둔 괴수영화다. 해골섬에는 킹콩뿐만 아니라 거대 괴수들(공룡들과 비슷하거나 곤충들의 거대화 같은)도 스컬 아일랜드에 존재하고 있다. 이번 새로 나온 콩은 전문가들에게는 조금 낮은 평점을 (어떤 부분에서는 고질라보다 못한) 받기도 하고 관객들에게도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2005년의 킹콩은 3시간의 런닝타임에 사람들간의 관계와 인물묘사등에 힘을 썼다면 이번 영화는 본격적인 괴수액션(?)에 힘을 쏟아부어 호불호가 갈리는 계기를 만든것이 아닐까 하는것이 개인적인 추측 !
얼마전에 그레이트 월의 린 메이 사령관으로 나왔던 중국배우 ‘경첨’이 조연으로도 반짝 등장하는데, 2018년 퍼시픽 림 : 업라이징에도 출연예정이라 중국자본의 파워인것인지 알수가 없네요. 이분도 앞으로 나올 괴수영화 시리즈에서 뭔가를 보여주는 배역으로 올라설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죠.
괴수영화들은 아무래도 오락영화로, 애들이 보는 영화로 치부되기 좋은데 이번 콩은 그래도 나름 괜찮은 부분들이 많았다. 괴수영화들의 악성적인 스토리 구조나 개연성은 일단 넘겨두고 다음의 내용을 알고 관람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
핵폭탄으로 뭔가를 죽이려 했다는 고질라와의 개연성을 스토리 내에 담아두고 있는데 아마 핵폭탄은 콩이 아닌 고질라에 나오는 내용인데다 고질라 등의 괴수시리즈를 연작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으니 콩과 고질라의 대결을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제 제대로 된 괴수 유니버스가 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콩에 나오는 괴수 스컬 크롤러는 한국영화 ‘괴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한다. 영화 중에서 콩보다도 더 긴장감을 선사하며 중반부 부터는 마치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 마저 느껴지게 하는 존재로 이번 콩에서 중요한 괴수중의 하나 !
이외에도 아시아 영화를 좋아했던 감독 탓인지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놈놈놈”, “에반게리온” 등에서 영감을 얻은듯한 장면과 영상들이 많이 비춰진다. 이런 장면들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한 방법이 되겠다.
그저 그런 주연과 조연을 오가던 브리 라슨은 ‘룸’ (2016) 하나의 작품으로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획득하며 스타배우의 반열에 단숨에 올라섰다. 마블 캐스팅 이후 그녀의 사각턱 외모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고 하는데, 사람사는 곳에서는 외모에 대한 품평이 이뤄지는건 비슷하구나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다. 인디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면서 감독으로도 데뷔하였다. 21 점프 스트리트라는 코미디액션 영화에 몰리로 나왔던 것을 기억하는 분이 있으실려나 !
사무엘 L 잭슨 은 닉 퓨리, 톰 히들스턴은 토르의 로키, 브리 라슨은 현재 상영했던 작품은 아니지만 캡틴 마블로 확정되어 있는 상태. 이들이 모두 콩에서 주연, 조연을 꽤차서 연기한다. 물론 괴수영화이기 때문에 진정한 주연은 콩이지만 !
정말 거대해진 킹콩은 압도적인 메가사이즈로 관객과 스크린을 압도하는 맛이 있다. 1933년 킹콩이 18M 였던것에 비하면 콩은 30M에 육박한다. 이 사이즈 덕분인지 액션도 꽤나 볼만하고 흥미로움.
고질라나 퍼시픽 림 등에서는 표현의 한계때문인지 자꾸만 어두운 곳에서 치고 박는 형태로 만들어 격투신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던 반면 이번 콩은 밝은 곳에서 맘껏 휘두르고 맘껏 싸워댄다. 마치 인간의 움직임처럼
좀더 준비된 스토리와 시나리오 였다면 더 좋았을것 같은데, 기존 고질라 연장선상의 괴수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퍼시픽 림에서도 그랬지만 눈이 높아진 관객들에게는 CG, 신선함, 남자들의 로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것이다. 호볼호가 극명할수 밖에 없는 기존 괴수영화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한 점이 아쉽다.
다양하고 색다른 생명체들을 좀 더 등장 시켰다면 풍부한 해골섬 생태계가 표현되었을것 같은데, 그래도 나름 충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부분들은 돋보임.
사무엘 L 잭슨은 베트남 전쟁영웅인 패커드 중령으로 나오는데, 전쟁에 생을 바쳐온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마지막 투입된 임무에 과도한 몰입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콩과의 대결에서는 개인의 일탈 정도로만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이 떨어진다. 왜 저렇게 콩에게 집착을 하게 되는지 설명도 부족하고…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괴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는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바 2005년의 킹콩과는 감상 포인트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오락영화로서의 흥미요소가 상당히 많고, 무엇보다도 신나게 괴수액션을 즐길수 있습니다. 인간적 고뇌, 휴머니티 등을 조금만 내려 놓는 다면 콩 : 스컬 아일랜드는 정말 괜찮고 볼만한 영화임이 분명합니다.
패커드 중령의 경우는 애당초 부하들에 대한 애정 땜에 킹콩을 죽이겠다는 동기는 그저 표면상의 이유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베트남전쟁에서 패배한 미군이었으며, 이러한 패배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그가 콩 스컬 아일랜드로 들어갈 때 폭풍우를 뚫는 장면에서 호승심과 조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이카루스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단순히 부하를 독려해 불안을 잠식하려는 것 외에 이깟 것에 무너질성 싶은가 우리 미국은 최강이다 보라
신화의 이카루스는 추락했을 지언정 우린 추락하지 않는다 같은 느낌으로 해석할 수 도 있습니다.
이러한 그는 콩과의 전투에서 대부분의 전투수단을 상실케되고 다시한번 패배를 맞이하는데 이는 거대한 미지의 무력 앞에 물러나야만 했던
미군의 베트남(실제로 콩스컬아일랜드를 보는동안 배경이 베트남에서 찍었다고 생각될정도로 비슷해서…)전쟁을 연상케합니다.
이를 통해 패커드 중령은 무모한 강박증에 시달리던 그 당시 미국을 캐릭터화
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액션신은 뛰어났지만 생각보다 많은 위협이 존재하지 않았고
(작품 초반 섬으로 떠나기전 그들이 생각할 수 있던 위협들 흡혈벌레,처음보는 병원균,박테리아,말라리아 등등)
그와 더불어 그들에게 선빵을 친건 스컬 크툴러가 유일하죠 한편 그 스컬들의 공격이 매우 재밌는게 땅속에서 튀어나와 습격 후
모습을 감추는 히트앤런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는 베트콩들의 전략과 정확하게 일치하는데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가장 골치를 썩은 부분이 바로 이러한 베트콩들이었습니다.
땅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독침과 총을 난사해대는 그들은 공포에 가까웠죠.
어찌됐든 패커드가 콩을 증오에 차 바라보는것은 단순히 부하의 죽음에 미워하기보다 그 이상의 것을 콩에게 투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베트남 그 자체라던가(베트남전쟁에서 항복하고 돌아가는 이상 그 역시 패전군 이니까요) 그래서 반드시 콩을 쓰러트리고 싶어했다고 봅니다.
그렇게 봐야 어느정도 패커드란 캐릭의 행동에 타당성이 붙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너무 자세한 글은 스포의 위험이 있어서 최대한 자제하는 편입니다. 뭐 감독의 의도는 어떤것인지 모르겠지만 히나님의 글은 충분히 타당하고 설득력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