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찾아가는 여행 –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홍부용씨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이런류의 가족 코메디 영화는 차태현이나 임창정의 출연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영화였다. 크게 히트치긴 어렵지만 잔잔하면서 평작은 쳐주는 그런 영화라고 해야하나 ! 이런 영화에서 김상경을 만난다는 것은 좀 의외인듯 하다.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등 그가 그간 지나온 영화에서 쌓아온 이미지나 배역들을 살펴보면 그는 코메디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의 배우이기도 하다. 물론 2004년에 “내 남자의 로맨스”에서 로맨틱 코메디에 출연하긴 했었지만, 김정은을 앞세운것 치곤 그닥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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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은 김상경, 문정희, 최다인이 맡고 있다. 문정희씨는 잘 몰랐었는데 찾아보니, 그간 많은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하고 최근 2-3년 사이에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면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는 연기자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역배우인 최다인양의 연기는 최고였다. 아역연기라고 하면 이제는 전설의 옛영화의 하나로 남아있는 “미워도 다시한번 ’80″에서 김민희씨의 연기가 어릴적에 봤지만 지금도 일품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최다인양의 연기는 그 당시의 김민희씨의 연기를 뛰어넘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역들이 많이 하는 연기중의 하나가 판에 박힌 연기, 혹은 국어책을 읽는듯한 연기, 감정이 너무 절제되어 공감이 가지 않는 연기가 되기 쉽상인데 이 영화에서 아역연기를 하는 최다인양의 연기는 그간 보아온 어떤 아역의 연기보다도 최고였다.
이 영화의 단점은 아빠렌탈사업의 많은 에피소드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영화의 시간관계상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오히려 다른 부분에 더 중점을 두다 보니 코메디라는 장르를 제대로 살리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던것 아닐까 ?!
더 많은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그 장면들을 제대로 살렸다면 오히려 가족애를 찾아가는 개연성이 더욱 분명해져서 좋았을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상경의 역활은 소중한 존재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약자가 되면서 쓸모없는 존재로만 인식이 되어져 가고 있던 캐릭터이고, 문정희씨의 역활은 고단한 삶을 지탱해나가는 인생 그 자체를 그리고 있는듯 했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면서도 사회적 존재가 되지못하면 쓸모없게 느껴지는 현대사회의 쳇바퀴 같은 삶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다양한 캐릭터와 삶의 모습들이 나오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소망하는 한가지는 “행복하게 살고싶다” 라는 욕망 아니었을까 ?
솔직함만이 가족들과의 신뢰를 재구축하고 가족을 화합하게 만드는 열쇠라는 점을 강조하는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고등학생이나 20대 자녀들을 데리고 가면 콧방귀 뀔 영화지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가 있다면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유치함을 마주할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솔직함과 진지함에 한발 더 다가서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영화의 최고 장점은 상당히 깔끔하다는 점이다. 특색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주 깔끔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