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맛집] 전국의 막걸리가 모였다 – 이태원 막걸리 전문점 월향
오랫만의 서울나들이에 오랫동안 보지 못한 지인 두분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두분이 사는 장소가 극과 극이라 절충을 보다가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하다가 정한곳이 이태원 월향 이라는 곳이었다. 사전정보는 거의 없었고, 만나기로 한곳에 정시 도착을 해보니 밖에서 보면 까페 느낌이 나는 막걸리집이 아니던가 !
월향의 기본 테이블 셋팅 모습. 월향본색은 어떤 의도나 유머코드로 지어졌을까 궁금하다.
1층은 더욱 까페 느낌이 많이 났던것으로 기억되는데, 예약된 2층 좌석으로 옮기자 그냥 살짝 모던한 정도라고 해야할까! 그정도만 해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포집이나 막걸리집 혹은 흔히 볼 수 있는 주점과는 꽤 차이가 났다. 깔끔한 식당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총평으로 마무리 될려나 ?
인테리어가 나쁜건 아니지만 딱히 좋다고 할만한 것도 없었던것 같다. 이태원이라 그런지 외국인 손님들도 꽤 많이 보였다.
정말 많은 종류의 막걸리를 보유하고 있다. 입맛대로 골라먹고 싶어서 종업원에게 질문을 해봤지만, 명확하게 설명해주거나 느낌을 전달해 주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를 보유하고 있거나 소믈리에처럼 전문적인 공부를 한 전담직원이 있는 것은 많은 종류중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전달하거나 혹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서 선택의 명확성을 제공하는데 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종류의 막걸리를 보유한 만큼 그 정보에 대해서 충실히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우리가 시킨 알밤막걸리. 그 맛은 바밤바 막걸리 라고 하면 되겠다. ^-^; 바밤바 맛이 잘 우러난다. 이외에도 2,3가지 막걸리를 추가로 더 시켰지만 시간이 좀 흐르다 보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으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나던 막걸리가 기억에 남는데 사람이름을 쓴 막걸리였던 것으로만 기억한다. 지인분의 얼굴은 센스있는 모자이크 +_+!
메뉴에는 제주도 돔배고기라는 메뉴였지만, 제주 토박이가 보기에는 전혀 돔배고기가 아닌 훈제 돼지고기였다. 돔배고기의 돔배는 제주도 말로 주방에서 사용되는 도마를 말한다. 금방 삶은 수육을 돔배에서 썰고, 바로 내어 먹는것을 돔배고기라고 했는데, 이건 훈제 돼지고기인데다 돼지고기도 제주산이 아닌듯하다. 단언하건데 돔배고기는 이런맛이 아니다 T-T; 게다가 돔배고기의 백미는 따뜻할때 바로 먹는 뜨끈한 맛이 일품인데 이건 따뜻하지도 않다.
안주류 역시 전국의 안주를 모아놓은것 같았지만, 제대로 된 향토안주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월향의 평을 하자면 아이디어는 상당히 좋고, 다양한 막거리를 맛볼수 있다는 점도 좋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정보전달 부분이나 생각보다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안주류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안주를 퓨전식으로 접목시킨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맛 자체가 좋아지질 않았는데 퓨전화를 진행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그럼에도 막걸리의 유통기한과 보관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각 지역의 막걸리를 모아놓은 것 하나만으로도 막걸리 전문점이라 불리기 충분하고 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명소로 기억되도 좋을만 하다.
나처럼 술을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안주도 좀 개선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