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 – 동화를 더욱 동화답게 만든 영화
안젤리나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 상영시기를 놓쳐버린 탓에 이제서야 보게 됐다. 화려한 의상과 색감이 인상적이라 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에 대해서 조사해보니 아바타 (2009),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2010),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2013) 영화에서 미술쪽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이었다. 이렇게 놓고보니 제임스 카메론, 팀 버튼 등 각자 개성있고 독특한 화면을 구성하는 감독들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색채와 의상감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레피센트에서도 화려한 의상과 색감은 여전히 아우라를 뿜어 아름다우면서도 선명한 요정들의 세계를 동화에서 현실로 불러낸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함께 공감하기 좋은 쉬운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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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1679년 샤를 페로의 동화집에 수록되었었고 이후 그림형제의 아동과 가정을 위한 동화집에 수록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한다. 원래 2편에서는 왕자의 어머니와 공주와의 갈등이 그려지는데 동화로 점점 순화되어 1편만 남아있는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말레피센트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악역 마녀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인 오로라 공주의 비중과 역할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인기를 얻게된 악역 캐릭터다.
그림형제의 동화들을 찬찬히 자세히 읽다보면 이게 정말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맞나 싶은 장면들이 많다. 헨젤과 그레텔에서만 봐도 살림이 어려워진 부모가 아이들을 버리는 과정이 나오질 않나,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마녀가 나오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을 잘 곱씹어 보면 과거의 동화와 현재의 동화의 개념은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보통 어린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 치부하는 동화가 사실은 곰곰히 되짚어 보면 양면성을 가지는 잔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래서 동화라고 애들에게 그저 맡겨놓을게 아니라 부모들도 열심히 읽고 공감해서 아이들에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정말 부모의 역활이 아닐까 한다.
영화 말레피센트는 위의 동화들과 달리 동화를 더욱 동화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스토리를 이어가려 했던 흔적들이 보인다.
사랑의 상처로 인해 어린아이에게 저주를 하고, 공주와의 만남 이후 상처가 치유되면서 저주를 걸었던 자신을 후회하고…마치 사람이 사랑에 의해 상처받고 사랑에 의해 아물어 가는 것처럼 묘사된 일련의 장면 서술들이 어른들에게는 고리타분한 일상적인 동화일지도 모르겠다.
동화와 아이들의 순수한 눈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어디에서 오는지 다시한번 돌이켜 보게 하는 영화 말레피센트. 어른들에겐 임팩트가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아이들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바를 아이들과 함께 공감하면 좋을 동화보다 더욱 동화가 되어 돌아온 말레피센트를 아이들과 함께 보시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가르쳐주세요.